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사순절의 첫 주일을 맞아 우리의 발걸음을 십자가 앞으로 인도하여 주심에 감사와 경배를 올려드립니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주님의 고난을 바라보며 우리의 마음을 살피게 하시는 이 시간이 우리에게는 은혜요 특권임을 고백합니다. 오늘 이 예배 가운데 성령으로 임재하셔서 우리의 마음 깊은 곳까지 비추어 주옵소서.
주님, 사순절의 시작은 우리의 결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초청임을 믿습니다. “돌아오라” 하시는 주님의 음성이 오늘 우리의 심령을 깨우게 하옵소서. 겉으로는 예배의 자리에 앉아 있으나 마음은 멀리 떠나 있었던 시간들을 돌아봅니다. 주님보다 나를 더 사랑했고, 십자가보다 편안함을 더 붙들었으며, 겸손보다 자존심을 더 지키려 했던 우리의 모습을 이 시간 정직하게 고백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이 부르심을 붙들고 회개합니다.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며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 (요엘 2장 12절)
이러한 말씀처럼, 형식적인 경건이 아니라 마음을 다하여 주님께로 돌아가게 하옵소서. 회개가 감정에 머물지 않게 하시고, 우리의 생각과 습관, 삶의 방향이 바뀌는 참된 돌이킴이 되게 하옵소서.
아버지 하나님, 십자가 앞에 설 때마다 우리는 더 이상 변명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 지고 묵묵히 고난의 길을 걸어가신 주님의 사랑을 묵상합니다. 그 사랑이 가볍게 여겨지지 않게 하시고, 십자가를 장식이 아닌 삶의 중심으로 모시게 하옵소서.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이사야 53장 5절)
이 말씀 앞에서 우리의 교만을 내려놓게 하시고, 주님의 고난이 곧 우리의 죄 때문임을 인정하게 하옵소서. 사순절의 이 시간 동안 우리가 말과 행동과 생각에서 십자가를 닮아가게 하옵소서.
주님, 사순절은 슬픔의 계절이 아니라 사랑을 배우는 계절임을 믿습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라 하신 주님의 부르심을 외면하지 않게 하옵소서. 우리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아버지여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마태복음 26장 39절)
이 고백이 우리의 기도가 되게 하시고, 편안함보다 순종을 선택하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작은 희생과 작은 순종을 통해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형상이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주님, 오늘 선포되는 말씀 가운데 십자가의 깊은 의미가 새겨지게 하옵소서. 말씀을 전하시는 목사님께 성령의 충만함을 더하시고, 말씀이 우리를 깨뜨리고 다시 세우는 생명의 능력이 되게 하옵소서.
교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이 공동체가 사순절의 의미를 함께 살아내는 교회가 되게 하시고, 기도와 말씀, 섬김과 사랑이 더욱 깊어지게 하옵소서. 다음 세대가 십자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사랑을 자랑하는 믿음으로 자라나게 하옵소서.
주님, 이 사순절의 길을 걸으며 우리가 더 낮아지고, 더 부드러워지고, 더 겸손해지게 하옵소서. 그리고 이 길의 끝에서 부활의 아침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하옵소서.
이 모든 말씀을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감사하며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