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계절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은혜를 고백하는 날, 추수감사절입니다. 우리는 ‘올해 내가 얼마나 얻었는가’를 계산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올해 하나님께서 얼마나 지켜주셨는가’를 기억하는 사람들입니다.
0. 서론 | 추수감사절은 왜 예배입니까?
들판의 곡식이 누렇게 익고 나무들이 깊은 색으로 물드는 11월은, 우리의 수고만을 자랑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여기까지 붙들어 오셨음을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시편 107:1) 이 말씀은 ‘잘 풀렸을 때만 감사하라’가 아니라 ‘상황과 상관없이 하나님은 선하시다’는 신앙의 선언입니다.
추수감사절 대표기도문은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라 회중 전체를 하나님 앞으로 다시 세우는 고백입니다. 아래에는 여러 예배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표 기도문을 정리했습니다. 그대로 사용하셔도 되고, 교회/가정/공동체 상황에 맞게 조금씩 조정하셔도 좋습니다.
1. 주일낮예배 추수감사절 대표기도문
주제: 올 한 해의 모든 순간 위에 있었던 주님의 주권을 인정합니다.
말씀 제안: 시편 107:1
선하신 하나님 아버지, 추수감사절 주일에 한 자리에 모여 예배하게 하신 은혜를 먼저 올려드립니다. 오늘 저희가 드리는 이 예배가 단순한 연례 일정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셨습니다’라는 고백이 되기를 원합니다.
눈에 보이는 수확보다 더 큰 은혜는, 저희가 버티고 서 있다는 사실임을 고백합니다. 예기치 못한 아픔 가운데도 무너지지 않게 하셨고, 기쁨의 날에는 교만하지 않도록 지켜주셨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가정과 교회와 삶의 자리를 붙들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때로는 불만을 앞세우고 비교 속에서 낙심하며 이미 받은 은혜를 잊고 살았음을 인정합니다. 용서하여 주옵소서. 감사 없이 사는 습관이 믿음 없는 해석이 되지 않게 하시고, 오늘 예배가 우리의 시선을 다시 하나님께 고정시키는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이 공동체가 받은 은혜를 세상과 나누는 교회가 되게 하시고, 은혜를 빚으로 알고 사랑으로 갚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 가정예배 추수감사절 대표기도문
주제: 이 집을 지키신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말씀 제안: 시편 103:2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자비로우신 하나님, 한 가족이 한 자리에 둘러앉아 주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오늘 이 시간 고백합니다.
올 한 해, 아플 때 회복하게 하시고, 부족할 때 필요한 것을 채워주시고, 흔들릴 때 마음을 붙잡아 주신 줄 믿습니다. 우리가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도우셨다’고 고백하는 가정 되게 하옵소서.
때로는 서로를 통해 위로를 주셨고, 때로는 갈등을 통해 성숙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그 순간들조차도 하나님이 우리 가정을 훈련시키신 과정임을 믿습니다.
앞으로도 이 집이 불안이 아니라 감사로 숨 쉬게 하시고, 성공보다 신실함을 더 귀하게 여기는 믿음의 집이 되게 하옵소서. 가정의 기준이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말씀의 기준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3. 청소년·청년예배 / 학생예배 추수감사절 대표기도문
주제: ‘잘 돼서 감사’가 아니라 ‘하나님이 계셔서 감사’
말씀 제안: 데살로니가전서 5:18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하나님의 뜻”
살아 계신 하나님, 오늘 저희가 이렇게 예배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때로는 학교에서의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감사라는 단어를 밀어낼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저희를 포기하지 않으셨고, 혼자라고 느꼈던 순간에도 동행하셨습니다. 주님, 저희가 결과만 보고 감사하지 않게 하시고, 존재 자체가 주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사실 때문에 감사하게 하옵소서.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날에도 예배를 떠나지 않는 사람, 친구들에게 상처받아도 미움으로만 반응하지 않는 사람, 성공으로만 가치가 결정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우리를 빚어 주옵소서.
우리의 삶이 주님의 영광을 설명해 주는 증거가 되게 하시고, 꿈과 진로도 주님께 맡기는 신앙으로 자라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4. 금요기도회 / 중보기도 모임 추수감사절 대표기도문
주제: 눈물의 자리까지도 감사의 자리로 바꾸시는 하나님
말씀 제안: 시편 116:12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까”
아버지 하나님, 오늘 우리는 형식적인 감사가 아니라, 살아 남은 사람의 감사, 버텨낸 자의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은 우리가 주저앉아 울던 자리를 외면하지 않으셨고, 기도할 힘조차 없던 날에도 우리를 놓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 감사는 선택이 아니라 마땅한 응답임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우리가 받은 위로를 흘려보내는 사람 되게 하시고, 나만 살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옆 사람도 붙잡아 주는 믿음의 지체 되게 하옵소서.
사소해 보이는 섬김과 보이지 않는 기도가 주님의 나라를 세우는 일임을 잊지 않게 하시고, 우리 공동체가 감사 위에 다시 일어나게 하옵소서.
우리의 회복의 이야기가 곧 주님의 영광의 이야기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5. 직장 · 사업장 예배 추수감사절 대표기도문
주제: 살아남는 것 이상의 삶, 하나님께 맡겨 일하는 삶
말씀 제안: 잠언 16:3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주권의 하나님, 오늘 저희가 일하는 자리, 일터 한복판에서 감사의 예배를 드립니다. 결과와 성과가 전부인 세상 속에서도 양심과 정직을 지킬 힘을 주신 주님께 감사를 올립니다.
수입이 안정적이든 불안정하든, 칭찬을 받든 평가절하를 당하든, 저희의 가치를 세상의 숫자로만 규정하지 않게 하옵소서. 우리가 누구인가를 ‘직급’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에서 찾게 하옵소서.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모든 손길 위에 보호와 지혜를 부어 주시고, 우리가 일하는 이유가 단순히 생존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함을 드러내기 위함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6. 감사헌금 / 감사예물 기도문
주제: 드림은 손해가 아니라 고백입니다
말씀 제안: 고린도후서 9:11
공급하시는 아버지 하나님, 지금 우리가 드리는 이 예물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우리의 시간, 우리의 노동, 우리의 기도를 함께 담은 고백입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지키려 움켜쥐는 사람들이 아니라, 받은 은혜를 흘려보내는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이 예물이 교회의 필요를 채우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실제적인 위로가 되게 하시며, 결국 모든 감사가 하나님께로 향하게 하옵소서.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습니다”라는 이 고백이 우리의 살아 있는 신앙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7. 어린이예배 추수감사절 대표기도문
주제: 하나님 고마워요, 사랑해요
말씀 제안: 시편 92:1 “여호와께 감사하며 주의 이름을 찬양하는 것이 좋으니이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은 감사하는 날이에요. 저에게 가족을 주셔서 고맙고, 같이 놀 수 있는 친구들을 주셔서 고마워요.
학교에 갈 수 있게 해 주시고, 맛있는 밥 먹게 해 주시고, 아플 때 낫게 해 주셔서 고마워요.
제가 앞으로도 투덜거리기보다 먼저 “감사해요” 말하는 어린이가 되게 해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8. 마무리 | 감사는 ‘결과 보고’가 아니라 ‘신앙 고백’입니다
추수감사절은 “올해 잘 됐습니다”라고 보고하는 날이 아닙니다. “올해를 지나오게 하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라고 선포하는 날입니다.
감사는 우리의 기분이 좋은 날에만 드리는 장식용 문장이 아니라, 하나님이 여전히 통치하신다는 사실을 믿는 신앙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감사가 있는 공동체는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올 한 해 우리의 자리, 우리의 가족, 우리의 교회, 우리의 일터 위에 하나님이 하신 일을 인정하며 그 이름만 높여 드립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시편 23:1)
모든 감사와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